듀오링고 창업가 루이스 반 안 이야기 | 창업가이야기
오늘 우연히 유튜브에서 듀오링고 창업자인 루이스 반 안(Luis Van Ahn)의 이야기가 추천목록에 떠서 보게 되었는데 무척이나 재밌어서 블로그에 글을 써본다.
어린 시절
루이스는 과테말라에서 태어나서 자랐다고 한다. 루이스의 어머니는 의사였는데 어릴 때부터 루이스에게 영어 공부를 시켰다고 한다. 루이스의 인터뷰에 따르면 과테말라에서는 영어를 할 줄 아는 것 만으로도 평균 수입이 약 2배가 될 정도가 된다고 한다. 영어를 배운 것이 좋은 기회였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필자의 견해로는 컴퓨터 분야에서는 영어 구사 능력은 아주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읽을 수 있는 자료들이 많아지니까)
루이스의 어릴 적에 영향을 많이 끼쳤던 일로 두 가지를 꼽는데, 한 가지는 루이스의 가족이 운영하던 사탕 공장의 노사 관계를 지켜보는 것이었다고 한다. 루이스는 어릴적 사탕 공장의 노사 관계가 서로 양자대결 구도의 대립관계에 있었던 점이 마음에 걸렸던 듯 하다. 이후 본인이 창업한 듀오링고에서는 노사가 함께 갈 수 있도록 직원의 행복에 매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하고, 실제로도 직원들 이탈율이 높은 실리콘밸리 안에서 듀오링고는 직원들의 이탈율이 굉장히 낮다고 한다.
다른 한 가지 일은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에서 온 스카우터를 만나게 되어서 듀크대학교에 진학하게 된 것이었다. 인터뷰에 따르면, 입학원서의 양식을 스카우터가 많이 작성해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1996년에 무일푼으로 미국의 듀크대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수학 교수가 되고 싶었다는데 수학자들이 수백년간 풀리지 않은 문제에 매달리는 것을 보고 꿈을 바꾸었다고 한다. 대신 새로운 문제를 풀고 싶어졌다고 한다. 2000년에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 컴퓨터 과학 박사과정으로 합격하게 되었다고 한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는 미국에서 컴퓨터 과학으로 유명한 대학이다)
사업에 눈을 뜨기 시작하다
박사과정으로 입학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사업 수완이 발동되기 시작하였다. 2003년에 이미지에 설명을 붙이는 게임을 만들었는데 두 명의 플레이어가 이미지에 붙이는 설명이 일치하는 경우 다음 이미지로 넘어가는 형태의 게임이었다. 이 게임은 게임이면서도 이미지에 대한 정보를 얻어낼 수 있어서 구글의 이미지 검색을 발전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구글이 2003년에 200만 달러 정도(a couple million dollars)에 샀다고 한다.
캡챠(CAPTCHA)와 리캡챠(reCAPTCHA)를 만들다
2006년에는 다음 사업 아이디어가 발동되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캡챠(CAPTCHA)이다. 루이스가 어느날 야후의 기술자들과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스패머들이 코드를 이용하여 대량으로 보내는 스팸 메일 등으로 골치를 썩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루이스가 가져온 아이디어가 모양을 변형시킨 문자들을 화면에 보여주고 문자를 치도록 하여 사람인 것을 인증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인터넷을 써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캡챠와 마주친 적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캡챠는 널리 사용되게 되어 매일 2억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캡챠를 푸는데는 평균 10초가 걸렸다고 한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해당 성취에 대해 뿌듯함을 느꼈겠지만, 루이스는 오히려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2억명이 10초씩이면 하루에 50만 시간을 쓰는 것인데 이 시간을 좀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 생각으로 다음 프로젝트인 reCAPTCHA를 2006년에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캡챠와 동일하게 사용자가 이미지의 텍스트를 입력하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사용자가 사람인 것을 인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종이 활자로 된 매체들을 디지털로 된 텍스트로 변형하는데 활용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뉴욕 타임스는 150년 치의 옛날 신문을 디지털화하려고 했는데 루이스는 1년치 신문에 대해 4만2천불의 요금으로 디지털화하였다고 한다. 인터뷰에 따르면, 1년 치의 신문이 약 1주일 정도의 기간에 처리되었다고 하니 1주일에 4만2천 달러씩 들어온 것이었다. reCAPTCHA는 구글에 2009년에 팔렸다고 하는데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몇천만 달러 (the tens of millions of dollars) 정도에 팔렸다고 한다.
듀오링고(Duolingo)를 만들다
2006년에 루이스는 MacArthur fellowship (Genius grant라는 별명으로 불린다고 한다)을 받게 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으로도 약 50만 달러 정도 얻게 되었다고 한다. 해당 금액의 대부분을 reCAPTCHA를 만들 때 시드머니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듀오링고에 대한 아이디어는 2009년, 2010년 즈음에 자신의 박사과정 학생인 Severin Hacker과 이야기하다가 얻게 되었다고 하는데 컴퓨터를 교육에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둘 다 영어를 공부했던 사람으로써 언어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하게 되었다고 한다. 디지털 교육 사업에서는 한 사람을 가르치나 여러 사람을 가르치나 비슷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교육을 제공하자는 취지를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루이스는 Duolingo라는 이름이 나오게 된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처음에는 fluent(영어로 유창한이라는 뜻)와 비슷한 느낌으로 Floont라는 이름을 제시했는데 친구가 flunked(영어로 시험에 떨어진다는 뜻)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하여 해당 이름은 포기하였다고 한다. 그 다음에 나온 이름은 Monolingo였고 그래도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결국 Duolingo라는 이름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2012년에 루이스는 Union Square Investors를 찾아가서 시리즈 A 투자를 받아 3000만 달러의 자금을 확보하였다고 한다. (인터뷰에 따르면, 요즘과 그때는 분위기가 달랐다고 한다. 지금 기준으로 3000만 달러면 시드 투자 정도라고 한다) 그 때 쯤 TEDTalk에서 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아직 기능이 갖춰지지 않은 앱에 대기 명단으로 등록한 사람이 30만 명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그때에는 컴퓨터로 언어를 배우는 방법이 많지 않았고, 로제타스톤이라는 언어 학습 프로그램이 기존에도 있었지만 너무 비쌌다고 한다. 루이스는 아마도 무료로 언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았던 요인이였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렇게 쏟아진 관심과 루이스의 이전 경력들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183백만 달러. 즉 1억8천만 달러를 조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해당 자금을 팀을 만드는데 사용하였고, 다음 3년 동안 앱 사용자를 늘리는 것에 집중을 하였다고 한다. 그동안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고 한다. 2017년 쯤 까지 듀오링고는 아무런 수익도 내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들의 급여로 돈을 쓰기만 하였다고 한다. 그때쯤부터 Duolingo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익화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언어 교육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고 무료로 제공하되 프리미엄 유저가 되어 구독 요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광고를 노출시키는 형태로 바꾸었다고 한다. 현재 94퍼센트의 사용자는 무료 이용자라고 한다. 나머지 6퍼센트의 유료 이용자에서 대부분의 수익이 나온다고 한다.
Duolingo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게임화를 꼽을 수 있다고 한다. 언어 학습 앱이면서도 게임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였다. 매일 연달아서 학습을 하면 매일 streak이 올라가는 구조가 유저를 사로잡는 큰 요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1년 동안 매일 학습을 한 365일 이상의 streak 을 가진 유저가 1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2021년에 duolingo는 IPO를 통해 주식 시장에 상장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가총액이 65억 달러라고 한다.
루이스는 Duolingo를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노력 중 하나로 임원들을 고용할 때, 면접 등을 위해 운전수를 보내 임원들을 면접장으로 불러오는 과정에서부터 해당 사람이 운전수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등에 대해서 들어보고 운전수나 부하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 등도 채용 과정에 참고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문제가 없지만 드물게 상대방에게 횡포를 하는 경우, 채용하지 않음으로써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고 한다. 듀오링고의 면접장에 들어오기 전부터 면접은 시작하는 것이다.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이런 노력은 루이스의 어린 시절 사탕 공장에서의 경험에서 나왔을 것이다.
내가 봤던 유튜브 영상은 아래의 CNBC Make It의 How I Built A $6.5 Billion App Called Duolingo | Founder Effect 이다. 영어에 자신이 있다면 원본 영상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